정부가 2024년 특례보금자리론 등 주택 금융 관련 출자 예산을 전액 삭감하였습니다. 올해 한시적으로 도입한 특례 보금자리론을 포함한 정책 모기지가 부동산 수요 반등 및 가계부채 증가에 영향을 준 원인으로 분석되면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하나의 조치로 보입니다. 지금부터 2024년 주택 금융 출자 예산 현황과 예상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특례보금자리론 보급 목표 달성
특례보금자리론은 올해 1월 30일에 출시되었는데 출시 8개월 만에 특례보금자리론의 공급 목표액이 달성되었습니다. 9월 말 기준 특례보금자리론 신청 금액은 40조 2,5284억원으로 공급 목표액 39조 6,000억원을 조기에 달성했습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 원인으로 분석되면서 정부는 지난 8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습니다. 하지만 특례보금자리론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9월 27일 자로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을 중단했습니다.
그럼에도 특례보금자리론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7%를 넘어서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와 2%p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은 6억원 이하 주택, 연 1억원 이하의 소득 기준이 있지만 시중 은행 금리가 더 높기 때문에 6억원 이하 주택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수요자라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2024년 주택 금융 출자 예산
특례보금자리론, 디딤돌 대출과 같은 정책 모기지는 주택금융공사를 통해서 취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택금융공사법은 주택금융공사가 적정한 지금보증배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출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법에 근거하여 올해 금융위와 한은은 특례보금자리론 재원으로 각각 1,668억원, 2,300억원을 출자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예산안에 따르면 주택금융 관련 출자 예산은 0원으로 전액 삭감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정부는 정책 모기지의 규모를 줄이면서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시 말하면, 이것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도움 없이 주택금융공사 자체 예산으로 정책 모기지를 공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한시적으로 취급되는 상품이지만 디딤돌 대출, 보금자리론,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등의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주택금융공사 MBS 발행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하여 정책 모기지의 재원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MBS 발행금리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보다 높습니다. 10월 24일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한 MBS의 가중평균금리는 5.1%를 기록했는데,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금리는 연 4.25% ~ 4.55%입니다.
이것은 특례보금자리론 취급이 늘어날수록 주택금융공사는 손실을 보게 되는 역마진 구조라는 뜻입니다. 또한 MBS 발행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도 최근 4%를 넘어서는 등 상승 추세임을 고려하면 주택금융공사의 손실이 갈수록 누적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부동산 시장 영향
시중 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대비 저렴한 정책 모기지 공급이 축소된다면, 부동산 구매자의 자금 여력이 부족하여 주택 구입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요 감소로 인해 현재 과열 양상을 보이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등 대외 여건으로 인해 금리가 계속 상승한다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가계의 원리금 상환 압박이 커지게 될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침체는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인 경착륙이 중요합니다.
회사채 시장 영향
주택금융공사가 MBS를 대량으로 지속 발행한다면 회사채 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하게 됩니다. 공기업 발행 채권은 국고채 다음으로 안정적인 채권으로 평가되어 수요가 몰리게 됩니다. 신용도가 높은 공기업 채권의 발행이 늘어나면 일반 회사채의 물량 소화가 늦어져서 금리가 오르고 일반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 규모는 17조 6천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약 47%가 증가했는데, 이는 주택금융공사의 MBS 발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주택금융공사는 하반기 특례보금자리론 기초 MBS를 12조 3천억원 규모로 발행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7% 증가한 규모입니다.
맺음말
정부와 한국은행은 2024년 정책 모기지 출자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가계부채의 안정적인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정책 모기지를 줄이면 가계부채 관리에 효율적인 면이 있지만 급격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순차적으로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특례보금자리론 보급 현황과 정책모기지 출자 예산 삭감에 따라 예상되는 다양한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함께보면 좋은 글